
잎이 닿은 자리에서 파문이 천천히 퍼져요. 거꾸로 선 단풍나무가 그 물결에 고개를 끄덕이네요.

잎이 닿은 자리에서 파문이 천천히 퍼져요. 거꾸로 선 단풍나무가 그 물결에 고개를 끄덕이네요.

고추를 뒤집는 손이, 벽 아래 코스모스 앞에서 잠시 멈췄습니다.

손끝에 억새 이삭이 닿았다. 바람이 한 번 눕고, 노란 바늘잎 길이 아침을 받는다.

가는 비가 꽃잎을 적시고 있다. 오리는 그 옆에 서서, 하얀 하늘을 한 번 쳐다보았다.

기러기 떼가 하늘을 건너는 사이, 은행잎 하나가 바람에 실려 내려왔다. 고개를 오래 들어도 목이 아프지 않았다.

가는 비가 꽃잎을 적시고 있다. 오리는 그 옆에 서서, 하얀 하늘을 한 번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