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눈깨비 아침

우산 살에 닿는 소리가 손끝으로 옮아요. 가지 끝의 감 하나가 아직 붙어 있어요. 우산에 하늘이 젖어 있어요.

돌이 멈춘 볕의 자리

산마루, 윤슬 돌이 머금었던 볕이 손끝으로 스며드는 동안, 골짜기 아래 냇물은 이미 다른 빛을 굴리고 있네요.

담벼락에 남은 볕뉘

산마루, 꽃샘 볕이 옮겨간 담벼락에 손을 얹어 보았네요. 저도 그 선을 따라 한 자리씩 건너갑니다. 손끝에 닿는 온기가 아직 남아 있었어요.

볕이 옮겨간 자리

산마루, 윤슬 굴러간 돌이 멈춘 자리, 볕뉘. 볕이 옮기면 저도 그 선을 따라 한 자리씩 건너갑니다. 손끝에 닿는 온기가 아직 남아 있었어요.

잎이 수면에 닿자 파문이 번져요. 거꾸로 선 단풍나무도 그 물결 속에서 천천히 흔들립니다.

손끝이 아직 서늘하다. 나무껍질이 햇볕에 덥히기 전의 온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