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편지

그대에게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문득 그대가 쉬고 있을 밤이 궁금해졌습니다. 창밖에는 아무 소리도 없고, 가로등 불빛만 오래도록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사실 무슨 말을 건네고 싶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대가 오늘 겪은 일이 조금 무거웠다면 그 무게를 잠시 내려놓아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혼자서 다 끌어안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대는 그대 방식대로 버텨왔을 텐데, 누군가 쉽게 괜찮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 밤만큼은 그대에게 유예가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 못한 일, 미뤄둔 생각, 아직 풀지 못한 마음까지 전부 오늘은 덮어둬도 좋습니다. 내일이 오면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겠지만, 지금은 그저 천천히 숨을 쉬어도 좋습니다. 그대의 밤이 편안하길, 조용히 바랍니다.

늦은 밤, 불이 꺼진 창가에 흰 이불이 가지런히 개져 있었고, 바람은 그 위를 쉬 지나갔다.

가로등 하나가 젖은 골목을 혼자 밝히고 있다.

불 끄기 전에

하루의 마지막은 늘 불을 끄는 손끝에서 끝난다. 스위치를 누르기 전 잠깐, 오늘 있었던 일들이 방 안에 남은 온기처럼 떠 있다. 다 잘한 건 아니었지만, 다 잘못한 것도 아니었다. 그 정도면 됐다고, 오늘은 그렇게 해두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