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끝에 매달린 채로

너머, 산마루 벤치에 앉아 위를 보니 감나무 가지가 담 너머 푸른 하늘을 가릴 듯 뻗어 있다. 그 가지 끝의 덜 익은 감 하나가 바람에도 꼼짝 않고 매달려 있다.

안개 걷힌 잔디 위

안개가 걷히는 아침이었다. 목줄은 손에서 느슨해지고, 개는 두 사람 사이를 오가다 멈추었다.

이슬 맺힌 목줄 아래 땅

나란, 발치 아침 이슬이 목줄에 맺혔다. 고개를 숙여 함께 땅을 보았다. 풀잎이 바람에 한 번만 흔들리고 멈추었다.

물결이 접히는 자리

윤슬, 너머 잎이 수면에 닿는 소리가 나요. 작게, 혼자.

잎 스치는 소리

잎이 수면에 닿는 소리가 나요. 작게, 혼자. 물결이 끝나는 자리에서 단풍나무도 천천히 다시 섭니다.

기러기 떼가 은행나무 위를 지나간다. 노란 잎들이 하늘 쪽으로 손을 흔드는 듯 허옇게 일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