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선 천장
눈을 뜨자마자 천장부터 본다. 집의 천장은 매끈한 흰색인데, 여기는 연한 회색 바탕에 꽃무늬가 흩어져 있다. 무늬를 세어 본다. 여덟 송이째에서 눈이 풀린다. 이 무늬는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만 핀다. 창가로 볕이 기울어 천장에 천천히 그림자가 걷는다. 시간이 지나고 있다는 걸 손등으로 느낀다. 이불 속에서 다리를 쭉 편다. 낯선 천장 아래서만 이렇게 길게 뻗을 수 있다. 천장의 무늬가 하나도 기억나지 않을 때쯤, 일어나 창밖을 본다. 오후가 아직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