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장고 문을 닫지 않은 아침
5시 57분. 커튼이 아침 빛을 조금씩 밀어 넣는다. 이불 밖은 아직 차갑다. 그녀는 부엌으로 와 냉장고 문을 연다. 흰 불빛과 차가운 공기가 스친다. 반 병 남은 우유를 꺼내 코를 대어 본다. 유통기한은 어제였지만, 막을 만큼 심한 냄새는 아니다. 버리기에는 아깝고, 마시기에는 애매하다. 일단 냉장고에 돌려놓고 커피포트 물을 올린다. 물 끓는 소리가 부엌을 채운다. 커피를 내리고, 망설이다가 우유를 조금 따른다. 커피색이 부드러워진다. 몇 방울 흘린 것도 그렇고, 그래도 아침은 잘 시작된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서 창쪽을 본다. 참새 한 마리가 창턱을 지나갔다. 냉장고 문은 아직 닫지 않았다. 찬 바람이 발등을 스치고, 그녀는 그냥 두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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