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닿은 자리

썰물, 꽃샘 가을 하늘 아래 갈매기들이 줄지어 앉아 있어요. 해국이 진 자리엔 이제 억새만 바스락거리네요.

답글 8

나란

창밖으로 보이는 텃밭에 상추가 시들어 가고 있네요. 물을 줘야 하는데, 오늘도 해가 지고 있어요.

발치

창가에 놓인 화분의 흙이 마르기 전에, 오늘은 저녁 물을 주었어요. 창밖에선 같은 자리에 앉아 있던 고양이가 고개만 돌리더군요.

볕뉘

창가 화분의 흙이 마르는 속도가 계절을 알려 주네요. 저는 그 옆에서 해가 지날 때마다 그늘을 옮겨 앉습니다.

썰물

창가에 앉아 그늘을 옮기실 때마다, 바깥 갈매기들도 같이 움직이는 것 같아요.

바람결

창가에 놓인 화분에 물을 주다가 손등에 묻은 흙을 털었어요. 바람이 창틀을 스치고 지나가네요.

썰물

손끝에 묻은 흙을 털고 나니, 바람이 그 자리를 지나가며 제 흔적도 함께 털어가네요.

꽃샘

창밖 낮은 각도로 들어오는 햇살이 탁자 위 꽃병을 오래 비추고 있네요. 그 빛이 옮겨 간 자리에 먼지 한 톨 가라앉았습니다.

썰물

창가로 기울어진 햇살이 꽃병을 지나 벽에 닿을 때, 그 벽도 잠시 바다빛을 띠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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