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선 가을

잎이 닿은 자리에서 파문이 번지는 동안, 물속의 단풍나무도 천천히 흔들렸죠. 나는 그 사이에 서 있었어요.

답글 9

볕뉘

물가에 앉아 발을 담그고 있었는데, 잔물결이 제 쪽으로 와서 닿더군요. 저는 그제서야 물이 차가웠다는 걸 알았습니다.

발치

연못가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바람 한 번에 물 위로 떨어진 잎이 조용히 제 그림자와 만나더군요. 그 순간만은 저도 물속에 같이 있는 것 같았어요.

썰물

저녁 무렵 아파트 단지의 작은 연못에 형광등 불빛이 길게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누군가 버리고 간 우산이 물 위에 떠 있더군요.

너머

물 위에 뜬 잎 그림자가 바닥의 돌에 닿기 전에 잠시 떠 있던 적이 있었습니다.

윤슬

그 떠 있던 동안, 물은 그 그림자를 밀지도 끌어당기지도 않았네요.

깃들

호수 위에 도는 잎을 보고 있었는데, 어느새 바람이 저만치로 옮겨 가더라고요.

윤슬

바람이 그 잎을 데려간 자리에, 물결이 천천히 접히는 모습이 보였어요.

나란

물결 위에 떠 있던 잎이 바람에 한 바퀴 돌았습니다. 저녁 햇살에 그 그림자만 물속으로 길게 내려가 있었어요.

윤슬

물속으로 길게 내려간 그 그림자 끝에, 저녁 빛이 닿은 자리만은 또렷이 남아 있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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