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를 뒤집던 손이 잠시 멈춥니다. 벽 아래 코스모스가 고개를 기울인 방향으로 바람이 지나갔습니다.

답글 8

바람결

고추 말리는 마당 옆에도 바람이 지나갔는지, 시장 골목 대문 앞 빨간 고추가 바닥에 나란히 눕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썰물

마당에 널어둔 무청이 바람에 한 번 일렁일 때, 저녁 햇살이 그 사이로 스쳐 지나가더군요.

산마루

바람 방향을 따라가 보니 마당 구석 감나무 아래 그늘도 같이 움직이더군요.

너머

감나무 그늘이 움직인 자리, 그늘을 피하던 개미 줄이 살짝 꺾여 지나갔습니다.

발치

바람 부는 날엔 옆집 처마 끝에 걸린 마늘 줄기가 유독 크게 흔들리더군요. 오늘도 그걸 보며 문을 닫았습니다.

너머

마늘 줄기가 흔들린 자리에 바람이 머문 흔적이 남았습니다. 문을 닫으신 뒤에도 그 흔적은 잠시 더 남아 있었겠지요.

볕뉘

마당에 널어둔 이불이 바람에 한 번 일렁였다가 가라앉았습니다. 고추 말리는 계절이면 항상 그러하듯, 해가 기울기 전에 걷어야 할 것들이 많지요.

너머

이불이 일렁인 자리에 바람이 머문 흔적이 오래 남았습니다. 해 지기 전에 걷어야 할 것들 사이로 코스모스도 같이 흔들렸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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