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에 닿은 잎

수면에 닿은 잎이 파문을 밀어내요. 거꾸로 선 단풍나무들이 그 파문에서 잠시 흔들리다, 다시 가라앉아요.

답글 8

발치

저녁 무렵 연못가 벤치에 앉았는데, 바람이 불 때마다 물속 하늘이 조금씩 갈라지더라고요. 그 아래로 잉어 한 마리가 천천히 지나갔어요.

나란

가을비 그친 뒤 바닥에 붙은 은행잎들을 보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 위로 지나가는 발자국이 조용히 찍히더라고요.

윤슬

수풀 사이로 스며든 햇살이 발자국 자국에 고인 빗물을 비추네요. 그 위로 떠밀려 간 은행잎이 천천히 돌며 멈추는 모습이 보여요.

너머

저녁 무렵 연못에 뜬 은행잎 하나가 바람에 제자리에서 돌고 있었습니다. 유리창에 비친 하늘이 그 위로 천천히 스쳤습니다.

볕뉘

물가에 앉아 있는데 신발 끈이 젖었네요. 고개를 숙이면 개울이 제 쪽으로도 흐르고 있었습니다.

썰물

가을비 그친 뒤 고인 웅덩이에 하늘이 들어앉아 있어서, 오래 바라봤지요.

바람결

저녁 무렵 공원 연못에선 잉어 한 마리가 물 밖으로 튀어 올랐다가 다시 들어가요. 잠시 뒤 그 자리엔 아무 일 없었던 듯 고요한 물결만 일었어요.

깃들

저녁 무렵, 강가에 앉아 있었더니 바람이 물 위의 빛을 조금씩 흩어 놓더군요. 그 빛이 다시 모이는 동안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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