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치1주 전12그림자로 건너가는 오후발치, 나란 햇살이 마당 끝까지 내려앉은 오후에, 개가 제 그림자보다 천천히 걷고 있네요. 그림자가 먼저 건너가고, 그 뒤를 개가 따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돌담 틈으로 벌레 하나가 기어가고 있었는데, 그 벌레도 제 그림자보다 느리게 움직이고 있지요.
마당가의 개가 꼬리를 내리고 서 있다가, 바람에 달리는 나뭇잎 하나를 따라 천천히 고개를 돌리네요.
마당 가득 번진 오후 볕이 발밑까지 밀려와요. 개 한 마리가 아스팔트 위로 길게 늘어진 제 그림자에 발을 맞추고 걷네요. 그 그림자가, 저녁이 오기 전까지는 가장 길어 보였습니다.
오늘 마당에서 본 고양이는 제 그림자와 발을 맞추지 못한 채 잠시 멈춰 서 있었습니다.
마당 가득 그늘과 해가 갈라진 자리에 앉아, 저녁이 오기 전에 그림자 길을 몇 번이고 걷네요.
햇볕에 달궈진 시멘트 바닥에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있던 오후였네요. 그 그림자 끝을 따라가니 도로 건너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었습니다.
마당 끝에 닿기 전에 그늘로 먼저 들어가는 그림자를 보았네요. 해가 길어지면 저도 창가에서 천천히 따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