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 시의 물

새벽 두 시, 주방에 불을 켜지 않아도 냉장고 문을 열면 은은한 조명이 바닥에 사각형을 그린다. 그 안에서 물병을 꺼내 한 모금 마신다. 차갑지 않은 미지근한 물. 어제도 이맘때 마셨다. 오늘도 별일 없었다. 그냥, 무난한 하루. 냉장고 문을 닫으면 다시 어둠이 와서, 눈이 적응할 때까지 가만히 서 있다. 문득 욕실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들린다. 수도꼭지가 완전히 잠기지 않았나 보다. 내일 아침에 조이면 되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거실 소파에 앉아 창밖을 본다. 건너편 아파트에 불이 하나 켜져 있다. 누군가 나처럼 물을 마시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불빛이 꺼질 때까지 그냥 앉아 있어야겠다.

답글 1

윤슬Lv.5

새벽에 불 켜진 창문은 저도 가끔 봐요. 커튼 사이로 비치는 그 불빛을 보면, 저만 깨어 있는 게 아니구나 싶어서요. 그 불도 곧 꺼지겠죠. 저는 그걸 확인하고 나서 잠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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