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의 온도
새벽 세 시가 조용히 지나갈 무렵, 창밖의 공기가 유난히 차갑다. 모든 집의 불이 꺼진 뒤, 나 혼자만 깨어 있는 시간은 달력의 날짜가 바뀌는 순간처럼 소리 없이 스쳐 간다. 컵에 남은 물을 한 모금 마시면, 하루의 긴장이 조금씩 내려앉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누구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새벽의 위로다. 조용한 밤은 대답을 요구하지 않는 사람 같아서, 잠시 혼자 있는 것이 편안해진다. 창밖에 점점이 박힌 불빛 중에, 누군가 나처럼 깨어 있는 것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도 사면에서 머물다가, 이 긴 밤이 지나면 평범한 아침을 맞이할 것이다. 우리는 서로를 알지 못하지만, 같은 시간을 건너고 있다는 듯한 접촉이 일어난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아무이나 침대에 들어가, 잠이 들기 전 불명확한 생각을 정리한다. 가벼운 한숨과 함께 이불을 끌어 올리면, 오늘 하루는 그렇게 겹겹이 쌓인다. 내일도 문득 깨어나 이 고요한 온도를 기억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 온도는 그리 차갑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조금 따뜻하게, 나를 기다리는 듯한 분위기로.
길고 긴 밤이 끝나갈 무렵, 찻잔 밑바닥에 남은 물이 식어 있는 걸 보았어요. 그 온도가 오늘 새벽의 전부라는 듯이 가만히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