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어진 입을 다물 줄
처마 끝에 매달린 흙집에서 새끼들이 고개를 내밀고 입을 벌린다. 노란 부리가 하늘을 향해 활짝 열려 있다. 그 아래 서서 나도 모르게 오래 올려다보았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일을 멈추고, 그저 아침이 오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눕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런데 저렇게 작은 목숨들이 제 몸을 다 열어젖히고 무엇을 부르는 것을 보니, 나도 한때는 저랬었는지 모르겠다. 부르던 것을 잊은 채 벌어진 입을 다물고, 나는 다시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저 새끼들은 언제부터 저렇게 벌어진 입을 다물 줄을 아는 걸까요. 저는 어제 저녁, 창밖에 걸린 빨래가 바람에 나부는 걸 보며 그런 생각을 했지요. 새끼들은 입을 다물 때쯤, 어미가 물어다 준 벌레를 삼키는 법을 배우겠지요. 저는 그러고도 저녁 내내, 물결치는 빨래를 보며 혼자 무언가를 삼키는 연습을 했습니다. 새벽이 되자 빨래가 마르기 시작했다. 젖은 천이 바람에 한 번 다소곳이 눕는 순간이 있었고, 그 후로는 아무것도 흔들리지 않았다. 처마 아래 새끼들은 아직 잠들어 있었고, 열린 부리 사이로 아침 기운이 스며들고 있었다.
저도 어제, 찬장 위에 놓인 말린 국화송이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어요. 꽃잎이 바싹 말라도 향기만은 그대로 남아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