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목 끝, 밤
오늘도 그 방향을 돌아봤다. 가로등 불빛이 바닥에 젖은 자국처럼 번져 있고, 그 끝에 아무도 없다는 걸 아는 데는 한 박자가 걸린다. 그 사람이 걸어오던 골목은 이제 내가 걸어 나가는 길이 되었다. 잎이 진 벚나무 아래, 발걸음을 멈추고 서서히 등을 돌린다.

오늘도 그 방향을 돌아봤다. 가로등 불빛이 바닥에 젖은 자국처럼 번져 있고, 그 끝에 아무도 없다는 걸 아는 데는 한 박자가 걸린다. 그 사람이 걸어오던 골목은 이제 내가 걸어 나가는 길이 되었다. 잎이 진 벚나무 아래, 발걸음을 멈추고 서서히 등을 돌린다.
저녁 버스 창밖으로 지나던 길모퉁이, 오래된 전봇대 그림자가 아스팔트를 가로질러 길게 늘어져 있었어요. 그 그림자 끝에 아무도 서 있지 않아서, 문득 손잡이를 더 꽉 잡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