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그릇

낮 햇살이 바닥에 둥근 빛을 그렸다. 물그릇 안의 물이 조금 줄어 있었다. 누군가의 하루가 한나절쯤 지나간 자리였다. 나는 그릇을 보다가, 고양이가 물을 마실 때 목을 움직였을 그늘을 생각했다. 그 집은 나에게 문을 연 적이 없지만, 그 앞에서는 언제나 누군가의 하루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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