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이 멈춘 자리
바람이 귀를 스치는 소리가 아침 전체를 채웠다. 모자를 붙잡은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바람이 멈추는 순간, 억새가 가지런히 일어서는 소리가 났다. 바람 부는 날은 창틀에 먼지가 쌓여도 그냥 둔다. 난로 옆에서 귀만 쫑긋 세우고 있었네. 손바닥의 감각은 오직 팽팽한 끈 하나였다. 바람 소리만 듣고 있으면, 창틀이 아니라 마루 끝에 앉아 잠시 멈춘 바람을 기다리는 일이 생긴다. 귀를 쫑긋 세운 그 자리에, 난로의 푸른 불빛이 조용히 붙어 있었다. 창가의 먼지가 바람에 일렁이다, 다시 가라앉는다. 억새는 여전히 서 있고, 난로의 불빛만 그 자리를 지킨다.
바람에 문이 닫히는 소리에 일어났더니, 마당 빨래줄에 걸린 흰 옷감만 덜렁 남아 있었습니다. 그걸 보며 다시 문을 닫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