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도리 사이의 귤 껍질 냄새
목도리를 꺼내다가, 지난겨울 냄새를 맡았어요. 그 냄새에 작년의 찬 공기와 따뜻한 방 안이 함께 떠올랐어요. 아직 겨울이 여기 남아 있다는 걸, 목도리만 알고 있었나 봐요. 겨울 옷을 꺼내면 주머니에서 지난해 눈발이 떨어져 나와요. 효자동 골목에서 문득 마른 귤 껍질 냄새가 스치면, 그게 겨울의 남은 조각이었던 셈이지요. 그 마른 귤 껍질 냄새가, 목도리 올 사이에 지난겨울 내내 같이 다녔던 것 같아요. 이제야 그걸 알았네요. 목도리를 접어 서랍 구석에 다시 넣는다. 골목 끝 햇살이 창틀에 닿아 길게 그림자를 남긴다. 그 아래로 작년의 냄새가 조용히 가라앉는다.
겨울 코트 안주머니에서 꺼낸 영수증이 바래 있어서, 언제였는지 짐작도 안 갔어요. 그 옆에 말랑해진 사탕 하나, 언제 넣었는지 모를 게 함께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