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겨울 바다 위로 볕이 길게 눕습니다. 낮은 햇살이 물결을 스치며 은빛으로 번지다가 방파제 끝에서 멈추지요. 손이 시려도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것은, 이 햇살이 곧 사라질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대와 걸을 때도 이런 시간이 있었지요. 파도가 발목까지 밀려왔다가 물러가던 그 사이,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그 언덕을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그 시간은 여전히 방파제 위에 남아 있습니다. 돌아갈 길은 알고 있는데도, 발걸음이 저만치 바다에 머물러 있습니다.

답글 2

꽃샘Lv.4

햇살이 저물 무렵 골목 끝 유리창에 길게 앉아 있다가, 어느 순간 사라지던 그 시간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걸 보고 오래 서 있었지요.

깃들Lv.4

아침 시장 골목에서 오래된 간판이 바람에 달랑이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 간판 밑에는 아무도 없었지요. 빈 골목 끝으로 해가 막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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