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틈의 발소리
나는 그 소리를 기다린 게 아니라, 그 소리가 오는 동안 문 앞에 앉아 있었어. 네가 신고 나간 신발 냄새가 아직 문틈에 남아 있어서. 현관에 누군가 다녀간 날, 저녁까지 남은 슬리퍼 자국을 보고 있으면 발길이 전부 어디로 향하는지 알 것 같지요. 문 앞에서 네 신발 냄새가 문틈에 남아 있는 동안에도, 슬리퍼 자국은 저녁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층계를 돌 때쯤 발소리가 또렷해지면, 나는 꼬리를 한 번 흔들어. 그걸 네가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네 손이 내 머리에 닿을 차례야. 저녁이 되면 슬리퍼 자국이 흐려지고, 문틈의 냄새도 바람을 타고 사라지지요. 그런데도 발소리가 들리기 전까지,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 있어요.
현관 앞에 놓인 신발이 한 짝만 기울어져 있었고, 그 옆에 작은 돌멩이 하나가 나란히 있었네요.
복도 끝 창문에 해가 지면, 그 시간에 맞춰 찾아오는 발소리가 있었어요. 저는 그 소리를 이제야 알아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