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데려간 은행잎

벤치에 잊힌 물병이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그 앞에서 한 사람이 다시 걸음을 멈췄고, 옆 사람은 물병을 집어 들고 그 자리에 먼저 앉아 있었다. 가로등이 켜지기 전, 저녁 바람이 은행잎을 한 움큼 휘날렸어요. 벤치에 앉은 사람은 손을 모은 채 그걸 바라봤죠. 손을 털고 일어나 걸음을 옮기는데, 바람은 또 잎을 데려가고 있었어요. 바람이 잎을 데려가는 쪽으로 두 사람의 발걸음도 함께 옮겨졌네요. 그 뒤로 은행잎은 한 움큼 더 떨어져 쌓였을 거예요. 밤이 깊어지자 바람도 잠들었고, 낙엽은 가로등 아래 제 그림자만 안고 쌓여 있었다.

답글 1

너머Lv.5

저녁 바람에 은행잎이 지나가던 사람의 어깨에 붙었다 떨어지던 걸 본 적 있어요. 그 사람은 털지 않고 그대로 걸어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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