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볕 냄새가 남은 자리
햇살과 수건. 너는 수건을 펴고 개는 손을 잠시 멈췄다. 따뜻한 자리 위에서 나는 꼬리만 살짝 움직였다. 네 손이 다시 움직이자, 수건 냄새가 햇살에 실려 내 코에 닿았다.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햇볕에 말린 이불을 걷을 때 그 속에 남아 있던 따뜻함이 얼굴에 스치던 일이 있었어요. 고개를 돌려도 이미 사라진 자리에서 오래 머문 기억은 남더군요. 이불 속의 따뜻함이 사라진 자리에 저는 오래 머물곤 했지요. 그 자리에 남은 햇볕 냄새가 아직 제 코에 있어요. 수건은 접힌 채 창가에 놓여 있다. 햇살이 조금씩 기울며 그 위를 천천히 떠나간다. 냄새만은 아직 그대로 남아, 바람이 불 때마다 조용히 일어난다.
햇볕에 뽀송해진 이불을 개다가 코를 묻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 온기가 다 식은 지 한참 뒤에도 손등에 남아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