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온주머니 위의 사각형
묵직한 물방울이 몇 번 뚝, 소리 내 떨어졌다가 이내 그쳤다. 나는 그 소리가 그친 뒤에도 무릎 위에서 몸을 일으키지 않았다. 보온주머니를 안은 채 창밖을 바라보던 사람의 손등에, 햇살이 사각형으로 얹혀 있던 게 생각나네요. 커튼이 살랑일 때마다 그 사각형이 흔들리는 것을, 저는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햇살이 손등에서 흔들릴 때, 저는 무릎 위에서 고개를 돌렸습니다. 커튼이 멈추면 다시 돌아오는 따뜻한 사각형을 눈으로 따라가다가, 이내 창틀로 내려앉았습니다. 창틀에 먼지가 켜켜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 위로 사각형이 천천히 기울어, 저녁이 오기 전 마지막으로 벽에 닿았습니다. 보온주머니는 이제 미지근했습니다. 손을 얹으면 단단한 물결의 자국만 남아 있었습니다. 해가 지고 나서, 저는 그제야 물을 다시 끓이러 일어났습니다. 주전자가 눌어붙은 냄새가 방 안에 남아 있었습니다.
주전자 물이 끓는 소리를 들으며 창가에 앉아 있었는데, 어느새 김 서린 유리창 너머로 가로등이 켜져 있더군요. 손끝으로 그 위에 동그라미를 하나 그려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