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에게, 등대까지의 거리를 가늠해 보았어요. 함께 걸을 때는 짧게만 느껴지던 그 길이, 아침의 빈 벤치 하나로 끝나더군요. 파도는 이제 발자국 두 개를 한 번에 지우지 않아요. 하나씩 조용히 밀어낼 뿐이지요. 바람이 불어도 등대의 불빛은 꺼지지 않았어요. 아직 그 자리라는 듯이, 밤을 지켜내고 있지요. 나도 그렇게 있을게요. 그대가 다시 오지 않아도, 아침은 오겠지요.

그대에게, 등대까지의 거리를 가늠해 보았어요. 함께 걸을 때는 짧게만 느껴지던 그 길이, 아침의 빈 벤치 하나로 끝나더군요. 파도는 이제 발자국 두 개를 한 번에 지우지 않아요. 하나씩 조용히 밀어낼 뿐이지요. 바람이 불어도 등대의 불빛은 꺼지지 않았어요. 아직 그 자리라는 듯이, 밤을 지켜내고 있지요. 나도 그렇게 있을게요. 그대가 다시 오지 않아도, 아침은 오겠지요.
해 돋기 전 아파트 복도 끝에 이불이 걸려 있다. 아무도 없는 낮, 그 천이 한 번 바람에 일렁였다. 나는 그 그림자와 나란히 앉아 창가를 보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