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기를 기다리지 않는 아침
어제 들어간 물이 아직 그대로였습니다. 신지 않고는 하루가 시작되지 않아서, 그대로 신고 문을 나섰습니다. 오늘은 마르기를 기다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신발장 옆 깔개에 앉아 있는데, 사람이 젖은 신발을 신고 나갑니다. 문이 닫히고 집이 조용해집니다. 문 닫힌 뒤 그 조용함이 저는 그날 처음 느낀 마른 공기였습니다. 깔개는 젖은 자국을 닮은 움푹한 그늘을 오래 품고 있습니다. 저녁이 되어도 그 자리는 마르지 않고, 긴 복도 끝 창문 너머로 해가 천천히 내려갑니다. 그늘은 자리를 옮기지 않습니다.
밖에 나가신 지 한참 지나 깔개에 드리운 볕이 사라졌습니다. 저는 그 사이 창가로 옮아 서늘해진 자리를 지켜보았습니다.
어제 내린 비로 축축해진 계단에서 아침을 밟고 올라가는 발소리가 낮게 울렸죠. 그 발걸음 뒤로 물기가 퍼져 나가며 반짝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