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이 쏠린 빨래와 마른 의자
아침 일곱 시, 옥상 난간에 널린 빨래가 전부 한쪽으로 쏠려 있었습니다. 흰 이불이 가장자리까지 바짝 붙어서, 조금만 더 불면 넘어갈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걸 올려다보며 문득, 저 사람도 오늘은 좀 걷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너편 상가 지붕 위에 버려진 의자가 하나 있었습니다. 비에 젖어 등받이가 축 처져 있던 그 의자가, 오늘 아침에는 햇살을 받아 말라 있더군요. 그 의자도 어제까지는 비를 맞고 있었을 텐데, 오늘은 앉을 수 있을 만큼 마른 것이지요. 해가 지나간 자리에는 언제나 누군가 남긴 온기가 배어 있는 법입니다. 옥상 난간의 빨래는 이제 바람이 조금 잦아들자 천천히 제자리를 찾아 늘어졌습니다. 건너편 의자에는 저녁 그늘이 슬슬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마른 빨래가 바람에 한 번 더 나부끼다가 조용히 젖은 손을 거두던 저녁이 있었어요. 그 옆 골목 담장 위에, 햇살을 머금은 고양이가 앉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