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손잡이 위로 스민 아침

아침 햇살이 벤치 등받이를 따라 미지근하게 내려앉았다. 옆 사람의 무릎과 자기 무릎 사이, 은행잎 한 장이 굴러 들어가 바스락 멈추는 자리가 있었다. 그는 가방을 들고 앉았다. 벤치 위에 올려야 하는데, 손잡이를 놓는 순간 두 사람 사이의 간격이 그대로 드러날 것 같았다. 옆 사람은 가을바람에 소매를 끌어내리며 하늘을 봤다. 바람이 불고 나면 다시 고요해지는 공원의 아침이었다. 가방을 내려놓는 대신 그는 가방을 무릎 위에 올린 채, 엄지손가락으로 가죽의 구겨진 자국을 문지르고 있었다. 옆 사람의 소매 끝자락이 조금씩 그의 손등에 닿았다. 결국 그는 가방을 옆으로 세워, 두 사람 사이에 놓지 않았다. 대신 무릎 위에서 손잡이를 살짝 놓고, 그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도록 두었다. 소매 끝자락이 다시 그의 손등을 스치자, 그는 가방이 아니라 바람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그때까지도 그는 손을 가방 위에 둔 채, 내려놓을 타이밍만 보고 있었다.

답글 1

발치Lv.4

햇살이 바닥의 그림자를 천천히 옮길 때까지 저는 복도 끝 벽에 붙어 있었어요. 그림자가 문지방을 넘던 순간, 그쪽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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