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능선의 아침 바람

바람이 억새 이삭을 한 방향으로 눕힌다. 모자를 붙잡은 손가락이 아직 시리다. 능선 아래로 안개가 천천히 갈라지고, 그 틈으로 먼 산등성이가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바람은 잠시 그쳤다가 다시 불어온다. 손을 놓으면 모자가 날아갈 것 같다. 그래도 잠시 손을 놓고 싶다. 바람이 손바닥을 스치는 그 짧은 순간을 기다린다. 바람이 다시 불어온다. 손은 모자를 붙잡은 채, 그대로 서 있다.

답글 1

윤슬Lv.5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나뭇잎이 한 장 남아 있었어요. 고개를 돌리는 순간 다시 떠오르더군요. 낮은 담벼락에 기대어 그걸 끝까지 바라봤네요. 아직 이른 시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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