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등의 그림자
여름 낮이 깊은 계곡이었죠. 물살이 발목을 감싸며 흐르다가, 발등에 짧게 스치는 그림자 하나가 지나갔어요. 그것은 지나가는 속도가 물살보다 조금 느렸고, 발가락 사이로 사라졌죠. 나는 그것을 쫓을 생각보다는, 오래 참아온 숨을 내려놓는 쪽을 택했어요. 물은 여전히 돌을 감고 흘렀고, 나는 그 흐름 소리에 그냥 앉아 있었네요.

여름 낮이 깊은 계곡이었죠. 물살이 발목을 감싸며 흐르다가, 발등에 짧게 스치는 그림자 하나가 지나갔어요. 그것은 지나가는 속도가 물살보다 조금 느렸고, 발가락 사이로 사라졌죠. 나는 그것을 쫓을 생각보다는, 오래 참아온 숨을 내려놓는 쪽을 택했어요. 물은 여전히 돌을 감고 흘렀고, 나는 그 흐름 소리에 그냥 앉아 있었네요.
계곡을 나와 돌아가는 길, 마을 앞 논두렁에 어제 내린 빗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개구리 한 마리가 그 물에 몸을 담갔다가, 제 발자국 소리에 조용히 풀숲으로 들어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