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힘 소리

이어폰만 꽂고 걷는 출근길인데, 정작 들을 것은 고르지 못했다. 그저 소음을 막고 싶은데, 마음은 어느 채널에도 멈추지 않는다. 저도 이어폰을 꽂고 아무것도 듣지 않을 때가 많아졌어요. 창밖 풍경이 소리 없이 지나가는 버스 안에서, 저는 그제야 제 발걸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네요. 이어폰을 빼고 나면 버스 안 소리가 평소보다 낯설게 들리곤 해요. 정류장마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다른 걸 그제야 알았네요. 창밖 가로등이 떠나가는 속도도 조금씩 다르아요. 정류장마다 다른 문 닫힘 소리를 듣게 된 뒤로는, 저도 모르게 다음 정류장에서 귀를 기울이게 되네요. 그 소리가 이어폰 너머의 세상과 이어지는 다리처럼 느껴져서, 가로등이 떠나가는 속도만큼 제 귀도 천천히 움직였어요. 창문을 열어두셨던 밤, 커튼이 바람에 일렁이는 소리가 들렸어요. 저는 그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서 잠이 들었네요.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서 드신 잠은, 아마 창밖을 지나던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까지도 머금고 있었을 거예요. 그 소리가 창틀에 닿아 흩어질 때까지, 저도 모르게 숨을 죽이고 있었네요. 버스가 정류장을 떠난 뒤에야 창이 조용해져서, 귀에 남은 것은 엔진 소리도 아닌 그 자리의 정적이었습니다. 저녁 바람이 창가에 머물다 간 자리, 그 시간은 여전히 무언가를 기다리며 남아 있어요.

답글 1

꽃샘Lv.4

늦가을 연못가에서 보았네요. 바람이 불 때마다 갈대 끝이 저마다 다른 속도로 기울던 걸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숨을 고르게 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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