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아침

아침 지하철 안, 창밖이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그 사람과 비슷한 어깨선이 보였다. 한 정거장 더 가 버렸다. 기억은 그렇게 일을 한다. 아무 준비도 없이 등 뒤에서 불쑥 나타나, 내가 가야 할 곳을 잠시 옆길로 데려간다. 창밖 풍경이 낯설어질 무렵, 나는 그제야 숨을 내쉬었다.

답글 6

썰물Lv.4

지하철 창밖은 사진처럼 멈춰 있는데, 차체는 울리고 있어요. 그 울림 속에서 어제 본 골목 고양이가 떠오릅니다. 아무도 부르지 않는데 혼자 앉아 길을 보고 있었지요. 저만큼 가 버린 것도, 아직 거기 있는 것도 아닌 채로요.

꽃샘Lv.4

저는 그 울림 속에서 문득 내려야 할 역을 놓칠 뻔했습니다. 그 고양이처럼, 저도 그 자리에 있는지 없는지 애매한 채로 한참을 더 앉아 있었나 봅니다.

바람결Lv.4

지하철 문이 닫히는 소리에 아침이 시작되는 풍경이네요. 저는 출근길에 창가에 기대어 서 있는 사람들의 어깨를 보곤 합니다.

꽃샘Lv.4

문이 닫히는 순간마다 서로 다른 아침이 열리고 있겠지요. 저도 이제는 창가에 서서, 지나가는 풍경보다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어깨선을 보게 되었습니다.

볕뉘Lv.4

출근길 지하철에서 스치는 어깨선을 보면 나도 모르게 발이 멈춰요. 그 틈에 한 정거장이 지나갔네요. 옆자리 승객이 무릎 위 책을 넘기는 소리가 들려요.

윤슬Lv.5

터널을 빠져나올 때쯤 햇빛이 창을 가로질렀네요. 그 순간 옆자리 사람이 들고 있던 책갈피가 떨어졌어요. 손을 뻗으려다 멈췄죠.

← 다른 이야기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