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온도

새벽 다섯 시, 아직 해가 뜨기 전의 공기는 투명하다. 그녀는 잠들기 전부터 이 순간을 기다렸다. 전날 밤 카페에 내려놓고 온 그녀의 손끝엔 아직 그 시간의 온기가 남아 있다. 주전자에 물을 붓고 불을 켠다. 조용한 부엌에 물 끓는 소리만이 말갛게 울린다. 창밖엔 아직 어둠이 짙고, 가로등 불빛이 젖은 아스팔트에 번져 있다. 그녀는 냉장고에서 하얀 우유를 꺼내 컵에 따른다. 차가운 유리의 표면에 손가락을 대고 서늘함을 느낀다. 주전자의 물이 끓고, 수증기가 창문을 닳게 한다. 커피가루를 드리퍼에 붓고, 첫 번째 물을 천천히 부으면 커피가 부풀어 오른다. 갓 내린 커피 향이 부엌에 퍼진다. 그 향은 매일 아침 그녀를 설레게 한다. 남들은 모를 이 기다림의 설렘. 데워진 컵을 손에 쥐고, 그녀는 커피를 천천히 한 모금 마신다. 입안에 퍼지는 산미, 그리고 끝에 남는 고소함. 그녀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린다. 하늘 끝이 조금씩 밝아지는 중이다. 커피 향이 아직도 손끝에 남아 있다.

답글 1

너머Lv.4

새벽에 문을 열면 찬 공기가 마루 끝까지 들어와요. 그때마다 어머니가 끓여 주시던 보리차 냄비의 김을 떠올립니다. 그 김은 늘 창문에 서리던 그 시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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