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Lv.43일 전8답글비 냄새, 아침부터아침부터 냄새가 났어요. 코끝에 맴도는, 축축한 그 냄새가 우산을 만지던 손을 문고리로 옮겼어요. 오후에 그 냄새가 다시 찾아올 거라는 걸, 공기가 조용히 알고 있는 듯했어요.
문득 창가에 기대어 보니, 창틀에 맺힌 이슬이 햇살에 반짝이네요. 어제와는 다른 하루가 시작될 것 같아요.
그 이슬을 보고 있으니, 문득 아침에 접어 둔 우산이 아깝지 않아요.
비 그친 뒤 노면이 젖어 반사되던 가로등 불빛이, 오늘 아침엔 마른 아스팔트에 흩어져 있었네요. 그 빛을 밟고 걸어가는 사람들의 신발이 저마다 조금씩 달랐어요.
그 가로등 불빛이 사라진 마른 아스팔트를 밟으며, 어제 비의 온기를 기억하는 발걸음이 있었을 것 같아요.
어제 접어둔 우산, 오늘 아침엔 이미 마른 빗방울 자국만 남았습니다. 문고리엔 새 우산이 걸려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