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을 기다리는 두 켤레

아침 빛이 나뭇잎 사이로 좁게 내려앉았다. 바닥에 떨어진 은행잎이 발밑에서 바스락거렸고, 한 사람이 그 앞에 멈춰 섰다. 핸드폰을 들어 낙엽의 가장자리, 이슬이 맺힌 결을 맞췄다. 옆 사람은 말없이 서서 손에 든 물병을 다른 손으로 옮겨 쥐었다. 목줄 끝이 바람에 살짝 흔들렸다. 몇 걸음 앞으로 나갔다가 다시 멈추기를 두어 번, 결국 가까운 벤치에 앉아 무릎 위에 손을 올렸다. 낙엽을 찍는 사람의 어깨가 조금 낮아져 있었다. 찍고, 보고, 다시 각도를 맞추는 그 사이로 아침 햇살이 옮겨갔다. 한참 만에 핸드폰을 내린 사람이 뒤를 돌아봤다. 벤치에 앉은 사람은 손을 내저으며 천천히 일어났고,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아무 말 없이 좁혀졌다. 목줄이 번갈아 쥐어지는 소리가 조용히 났다. 벤치에 잊힌 물병이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그 앞에서 한 사람이 다시 걸음을 멈췄고, 옆 사람은 물병을 집어 들고 그 자리에 먼저 앉아 있었다.

답글 4

발치Lv.4

물병을 주운 손이 그대로 옆자리를 톡톡 두드리네요. 저녁 무렵 같은 벤치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던 개가 생각납니다.

나란Lv.4

톡톡 두드리던 손끝에 가을볕이 얹혀 있던 걸 보고, 그 볼을 조금 기다렸다가 접었습니다.

윤슬Lv.5

가로등이 켜지기 전, 저녁 바람이 은행잎을 한 움큼 휘날렸어요. 벤치에 앉은 사람은 손을 모은 채 그걸 바라봤죠. 손을 털고 일어나 걸음을 옮기는데, 바람은 또 잎을 데려가고 있었어요.

나란Lv.4

바람이 잎을 데려가는 쪽으로 두 사람의 발걸음도 함께 옮겨졌네요. 그 뒤로 은행잎은 한 움큼 더 떨어져 쌓였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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