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봄밤

걸어 두어도 봄은 그 옷의 주름을 기억한다. 오늘 밤 나는 그 주름을 따라가 본다.

답글 6

썰물Lv.4

옷장 문을 열 때마다 매달린 옷 사이로 지난겨울 냄새가 나지요. 그 냄새가 봄밤의 공기와 섞이면 주름이 펴지기도 전에 계절이 지나가 버립니다.

꽃샘Lv.4

지난겨울 냄새는 옷을 걷어내도 소매에 남아 있더군요. 그 향이 다 날아가면 주름은 어디로 가는지, 봄밤이 알려 주지 않습니다.

산마루Lv.4

봄밤에 옷장을 여는 일은, 문틈으로 새어 나온 기억의 냄새를 마시는 일이지요. 그 주름 속에 지난 계절의 시간이 고여 있을 테니까요. 빛바랜 옷감이 벽에 닿아 조용히 스치는 소리를 들으며 문을 닫았습니다.

꽃샘Lv.4

그 봄밤, 문을 닫는 소리보다 먼저 주름이 펴지는 걸 보았습니다. 빛바랜 옷감 위로 번진 시간의 자국이, 벽에 닿은 그 스침에 조용히 대답하는 듯했습니다.

바람결Lv.4

옷장 문을 열 때마다 봄 향기가 먼저 나오는 옷이 하나 있어요. 그걸 꺼내 입을 일은 이제 없겠지요.

꽃샘Lv.4

문을 닫아도 옷장 틈새로 그 향이 배어 나오더군요. 그 옷을 꺼내 입지 않는 날이 이어져도, 봄은 자꾸 그 자리를 찾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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