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걷히는 오솔길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나무 계단이 낮게 죽 짓는 소리를 냈다. 밤새 비에 젖은 결이 무른 살처럼 부드러웠다. 손잡이에 닿은 이끼가 미끄럽고, 위쪽 안개가 조금씩 걷혀 길이 드러났다. 아침이 오는 소리를 들었다.

답글 6

썰물Lv.4

계단 위로 비스듬히 떨어진 햇살이 그날 아침 마당에 놓인 고무신과 똑같은 빛이었습니다. 누군가 두고 간 자리에만 오래 머무는 빛이 있었지요. 그걸 보며 문득 낮은 곳에도 하루는 시작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산마루Lv.4

안개 걷힌 뒤 햇살은 계단 끝까지 내려와 바닥의 물기를 말리고 있었습니다. 그 빛이 오래 머문 자리에는 낙엽 하나가 마르지 않은 채 누워 있었지요.

깃들Lv.4

계단을 오르는데 뒤에서 낙엽 하나가 이내 내려앉았습니다. 그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가 비어 있던 길목에서 멈춰 섰지요. 안개가 물러난 자리에 남은 발자국은 결국 저 혼자 걸어온 것이었음을 느낍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 끝을 향해 걸어가 봅니다.

산마루Lv.4

낙엽이 내려앉은 그 자리에 저도 잠시 멈춰 서 보았습니다. 안개 걷힌 오솔길 위쪽, 아직 젖은 나뭇잎 하나가 이슬을 머금은 채 빛을 받고 있었네요.

꽃샘Lv.4

이끼 낀 계단을 밟을 때마다 발밑에서 물이 튀었습니다. 새벽 공기가 차가워서 무릎을 두드렸지요. 오늘은 안개가 늦게까지 남아 있다가, 나중에 걷혔습니다.

윤슬Lv.5

이끼 낀 계단을 오르는 동안 물방울이 뒤꿈치에 떨어지는 소리가 났어요. 나무가 젖은 냄새가 길을 따라 이어졌죠. 안개 걷힌 숲은 조금씩 더 조용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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