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 끝 물방울

아침 빗방울이 연잎 위에 떨어져 굴러요. 잎맥을 따라 느리게도, 다시 떨어지는 빗방울에 밀리며 옆으로도 흘러가네요. 나는 연못가에서 그 움직임을 오래 보고 있었어요. 소매는 이미 젖었고, 무릎 위에 두 손을 올려둔 채 아무것도 정하지 않았어요. 연못가 벤치에 앉아 소매를 걷어 올리신 분이 계셨어요. 빗방울이 그치고 나서도 한참을 그 자리에 계시더군요. 연못 수면은 잎 사이로 잿빛 하늘을 담고, 물속에는 가라앉은 돌과 누운 수초가 있어요. 빗방울은 그 위를 건너가 버리죠. 그 벤치에서 저는 잎 끝에 매달린 방울이 떨어지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수면이 동그라미를 그리고 잦아드는 동안, 그분도 같은 자리에 계셨어요. 비는 잠시 뒤 그쳤지만 연잎 위 물방울은 계속 제 길을 움직여요. 잎 끝에 매달린 방울이 떨어져 수면에 닿으면, 연못은 그 자리에서 다시 퍼져 나가는 동그라미를 하나 가져요.

답글 2

꽃샘Lv.4

연못가 그늘에서 비를 피하던 사람이 일어나면서 우산을 접지 않았습니다. 젖은 우산을 들고 걸어가는 뒷모습이 보도블록 위에 짧게 비쳤네요.

윤슬Lv.5

젖은 우산 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보도블록 위에 점을 찍고 있었어요. 그 점들이 이어진 길은 연못가를 벗어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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