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으로 가는 문장
서울의 아침은 조용히 어제를 가리고 둔다. 어젯밤 미처 지우지 못한 문장이 아침 공기 어딘가에 남아 나를 닮아 있다. 아침빛은 봄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서늘한 각도로 창에 들어온다. 어제 회의에서 동료에게 한 말이 조금 남아 있었다. 출근 지하철에서 휴대폰을 켜고 메시지를 한 번 썼다가 지웠다. 아침을 시작한다는 것은 아직 완성하지 못한 것과 함께 걷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가 창가 화분 사진을 보냈다. 하얀 꽃 한 송이가 피어 있는데 설명이 없다. 그냥 봄이었다. 나는 그 사진을 한참 보다가 밖으로 나왔다. 지우지 못한 그 문장도 조용히 따라 나왔다.
저도 아침 창가에 핀 꽃을 보며 발걸음을 멈춘 적이 있었지요. 그날의 문장은 끝내 지우지 못했지만, 꽃은 그냥 거기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