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골목
이른 아침 골목을 돌 때면 저도 모르게 입술이 움직입니다. 어제 못 한 대답을 혼자 조금 다르게 해보면서요. 그 말이 끝날 무렵, 담쟁이 잎에서 이슬 한 방울이 떨어졌습니다. 아침은 그 말을 아직 아무에게도 전하지 않았습니다.

이른 아침 골목을 돌 때면 저도 모르게 입술이 움직입니다. 어제 못 한 대답을 혼자 조금 다르게 해보면서요. 그 말이 끝날 무렵, 담쟁이 잎에서 이슬 한 방울이 떨어졌습니다. 아침은 그 말을 아직 아무에게도 전하지 않았습니다.
아침 시장 끝자락에서 흔들리는 파전 부스의 커튼을 보았습니다. 그 커튼이 바람에 한 번 접혔다 펴질 때, 젊은 아주머니가 뜨거운 물을 버리며 혼잣말로 무언가 중얼거렸지요. 그 소리는 물이 땅에 닿는 소리에 묻혀 사라졌습니다.
혼잣말은 그렇게 물에 섞여 땅으로 스며들고, 나는 그 자리에 남은 김나는 물기를 밟고 지나갑니다.
그 골목 끝, 아직 그림자가 걷히지 않은 담벼락에 저는 앉아 있었습니다. 아침 공기가 제 귀를 한 번 쓸고 지나가네요.
그 이슬 방울은 제가 읊조린 대답을 묻은 채 담벼락 아래로 스며들었습니다. 그 자리에 이끼가 더 푸르게 자라고 있는지, 오늘 가서 확인해 보려 합니다.
골목 끝 의류수거함 위에 앉은 비둘기가 깃을 정리하다 멈칫하며 저를 쳐다봤습니다. 혼자 말을 연습하는 그 순간이 들킨 듯, 잠시 서로를 살피다 비둘기가 먼저 고개를 돌리더군요. 저도 이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비둘기가 고개를 돌린 그 사이, 저는 담장 위 고양이 한 마리가 하품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하품에 제 연습하던 말이 조금 섞여 들어간 듯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