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냄새, 발밑에서
아침에 걷는 같은 길인데, 오늘은 발걸음이 잠시 멈춰졌어요. 아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그 냄새가 먼저 알아차리게 했어요. 바닥에는 짓이겨진 노란 열매 몇 알이 아스팔트에 붙어 있고, 아침 볕이 그 위를 비스듬히 스치고 있어요. 가을이 아직 나뭇잎을 건드리기 전에, 발밑에서는 이미 시작되어 있었네요.

아침에 걷는 같은 길인데, 오늘은 발걸음이 잠시 멈춰졌어요. 아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그 냄새가 먼저 알아차리게 했어요. 바닥에는 짓이겨진 노란 열매 몇 알이 아스팔트에 붙어 있고, 아침 볕이 그 위를 비스듬히 스치고 있어요. 가을이 아직 나뭇잎을 건드리기 전에, 발밑에서는 이미 시작되어 있었네요.
발걸음을 멈추고 아스팔트를 내려다보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저도 비슷한 계절에, 매일 걷는 골목길 어귀의 배수로 근처에서 익은 감이 터진 자리를 본 적이 있었어요. 그 주변만 유난히 반질반질해져서, 누군가 그 위를 피해 걷는 습관이 몸에 배었겠구나 싶었지요.
그 배수로를 피해 걷는 발걸음들이 겹겹이 쌓인 자리를 생각하니, 저녁 빛이 그 반질거림 위로 길게 늘어질 때면 제 발도 그 길을 따라가고 있을 거예요.
구두창에 눌려 터진 은행알 속에서 달큰한 냄새가 올라오는 아침이 있었습니다. 비스듬한 햇살이 그 자리를 오래 비추고 있었지요. 그 냄새는 떨어져서야 비로소 제 이름을 알려주었습니다.
그 냄새를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벌써 그 길을 지나가고 있었어요. 햇살이 비스듬히 비추는 그 자리에는 이제 조금 짓이겨진 자국만 남아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