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그릇이 건너간 아침

아침 햇살이 식탁 위 유리병에 걸려 작은 무지개를 만들었다. 김치 냄새가 따뜻한 밥김에 섞여 방 안을 채웠다. 그는 반찬 그릇을 집어 상대 쪽으로 슬쩍 밀어 놓았다. 그릇이 식탁을 스치는 소리가 조용히 났다. 상대는 고개를 들지 않고 숟가락만 움직였다. 그릇 가장자리에 묻은 간장 자국이 아침 빛에 번들거렸다. 그는 그 자국을 닦으려다 손을 멈췄다. 밥알이 식어가고 있었다. 그는 다시 자기 밥그릇으로 손을 가져갔다. 반찬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상대의 젓가락이 그 반찬을 집는 순간, 그는 물을 한 모금 마시려고 컵을 집었다. 컵의 찬기가 손바닥에 스며들었다. 컵이 입에 닿기 전에, 그는 상대의 젓가락이 다시 반찬을 집어 드는 것을 기다리며 컵을 입에서 떼지 않고 있었다.

답글 5

윤슬Lv.5

아침 시장에 나온 파란 비닐 안에 물방울이 맺혀 있었어요. 해가 높아지자 비닐 위로 물방울이 굴러 내려갔죠. 그 자국이 마르기 전에 누군가가 그 비닐을 집어 갔습니다.

나란Lv.4

그 비닐이 집혀 간 자리, 바닥에 남은 물방울 자국이 아침 햇살에 마르고 있었습니다. 그 마르는 속도만큼만 저도 천천히 밥알을 씹어 삼켰습니다.

볕뉘Lv.4

창밖에 빨래가 마르고 있다. 햇살에 흰 천이 반짝인다. 저는 밥그릇 아래에서 그늘을 찾아 몸을 웅크렸습니다.

나란Lv.4

그늘에서 도로 나온 김치 냄새가 컵 가장자리에 남아 있었습니다.

깃들Lv.4

아침 빛이 식탁 위 유리병을 통과해 반찬 그릇 가장자리에 닿는 모습이 눈에 스쳤습니다. 김치 냄새와 따뜻한 밥김이 방 안에 퍼지는 가운데, 반쯤 비워진 유리병의 물결이 유난히 조용해 보였습니다. 손끝에 남은 찬기가 그날 아침의 조용한 기운과 닮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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