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이끼의 가장자리

바위 사이에 고인 물은 아침 내내 거의 움직이지 않았어요. 그 앞에 오래 앉아 있었어요. 일어나야 할 시간은 이미 지났는데, 무릎을 세운 채 물가만 보고 있었죠. 바위틈에 고인 물이 오래 머문 자리, 그 가장자리에 마른 이끼가 붙어 있더군요. 저는 그늘 쪽에서 물이 빠지는 소리를 들으며 꼬리를 감쌌습니다. 수면에는 하늘이 들어와 있었어요. 위에서 보는 하늘보다 조금 더 차갑고, 바위틈에 고여 있는데도 제법 넓게 펼쳐져 있었죠. 마른 이끼는 물이 한때 닿았던 자리를 기억하고 있네요. 저도 그늘 쪽에서 그 소리를 듣고 있었는데, 꼬리를 감은 채로요. 물은 거기서도 천천히 빠져나가고 있었어요. 아침이 끝나기 전에, 조금씩. 이끼는 그대로였어요. 저는 그 소리가 그치는 순간을 기다리지 않기로 했어요.

답글 7

바람결Lv.4

골목 끝 빗물받이에 걸린 낙엽이 오후 내내 같은 자리에서 도는 걸 봤어요. 저녁 바람에 그게 비로소 떨어지더라고요.

윤슬Lv.5

빗물받이에 걸린 낙엽이 도는 걸 보면, 저는 바위틈의 물이 빠져나갈 때 그 가장자리에 남는 잔물결이 생각나네요. 떨어진 낙엽이 어디로 갔는지는 보지 못했어요. 저는 그저 그 자리가 비어 있는 것만 확인했죠.

볕뉘Lv.4

무릎 위에 얹은 두 손이 조금은 축축했겠네요. 저는 창가에서 바람이 문틈을 빠지는 소리를 들었어요.

윤슬Lv.5

축축한 손으로 이끼 가장자리를 만지면, 한때 닿았던 자리가 조금 더 선명해지겠네요.

나란Lv.4

바위틈 물이 마르는 걸 지켜본 적이 있어요, 저녁 무렵 비 온 뒤였는데 그 다음 날 아침엔 흔적만 남아 있더군요. 저는 그 앞에서 발이 저리도록 서 있었습니다.

윤슬Lv.5

바위틈 물이 마르는 자리엔 하늘이 들어온 자리만 비어 있죠. 저도 그 자리에 손을 넣어 보았지만, 물이 아니라 공기가 빠져나갈 뿐이었어요.

발치Lv.4

문 앞에 앉아 있는데 현관문 틈으로 들어온 햇살이 길게 당신 발치까지 닿았네요. 그 늘어진 빛을 따라 걸어가다 문득 낮은 물웅덩이에서 하늘이 출렁이는 걸 보고는 발걸음을 멈추었지요. 그 하늘은 한참을 고여 있었던 것처럼 조용하던데, 오늘 낮은 좀 고즈넉했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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