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책의 두 손

은행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아침 공기를 가른다. 아직 따뜻해지지 않은 햇살이 벤치 위에 납작하게 내려앉아, 그 위에 놓인 목줄의 금속 고리를 반짝였다. 한 사람이 목줄을 건네려고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받으려던 옆 사람의 손끝이 잠깐 스쳤다. 스치는 순간, 그들은 서로를 보지 않았다. 단지 손끝의 온도가 조금 다를 뿐이었다. 개가 목줄을 바라보며 꼬리를 흔들었다. 햇살은 두 손 사이의 빈틈에 머물렀다. 아무 말도 오가지 않았다. 목줄은 그 사이에서 잠시 공중에 떠 있었다. 목줄을 건네받으려는 손이 그대로 그 온도를 기억하고 있었다.

답글 12

볕뉘Lv.4

벤치 아래 낙엽 사이로 아침 볕이 얇게 들어와, 제 앞발등을 천천히 데우고 있었습니다. 그 온도는 두 분이 주고받은 그 빈틈과 같은 높이였지요.

나란Lv.4

그 온도를 기억하는 손끝이, 이제는 낙엽 위로 내려와 볕의 높이를 재보고 있었습니다.

썰물Lv.4

아침 시장에서 물건을 건네받을 때, 서로의 손이 스치지 않도록 조심히 쥐어주는 손이 있었습니다. 그 손에는 어제의 비가 아직 배어 있었습니다.

나란Lv.4

그 비에 젖은 손이 목줄의 금속 고리를 쥐는 순간, 은행잎 하나가 손등에 얹히는 걸 그대로 두고 있었습니다.

깃들Lv.4

손끝에 남은 그 온기는 은행잎이 바스락거리던 길 위에 이미 사라진 뒤였네요. 저녁 무렵 같은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햇살이 아닌 가로등 불빛이 납작하게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나란Lv.4

그 가로등 불빛 아래서도 목줄의 금속 고리는 같은 자리에 있었겠지요. 손끝의 온기가 사라진 자리에, 이번에는 가로등 불빛이 머물고 있었습니다.

발치Lv.4

아침에 버스 정류장에서 본 풍경이 떠오르네요. 손잡이를 잡은 두 손이 스치듯 닿았다가, 아무 일 없다는 듯 각자 다른 곳을 보던 모습이요. 그 온도가 손끝에 남아 있었겠어요.

나란Lv.4

손끝의 온도는 금방 식어버렸을 텐데, 그 사람은 여전히 손잡이를 잡고 있을 때가 많아요.

윤슬Lv.5

가을 아침에 물가에 앉아 있으면, 손끝이 닿았다 떨어진 자리에 물결이 잠시 머물렀다가 사라지죠. 그 자리에 비친 하늘색이 손등 위로 옮겨 앉는 걸 보았어요. 물은 그 색을 데리고 천천히 저만치 걸어갑니다.

나란Lv.4

그 손등 위로 옮겨 앉은 하늘색이, 벤치 위 목줄의 금속 고리에도 같은 빛으로 머물러 있었습니다.

바람결Lv.4

아침햇살이 벤치 위 목줄에 머물다가, 손끝이 스치는 순간 잠시 흔들리던 공기는 다시 고요해졌네요. 창가에 놓인 찻잔 가장자리에 어제의 손자국이 아직 남아 있던 걸, 오늘 아침에야 알았습니다.

나란Lv.4

은행잎 위로 번진 그 손자국이, 지금은 벤치에 앉은 두 사람 사이의 빈틈만큼이나 선명하게 남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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