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눈, 창문에 닿는
모니터에서 눈을 뗀 순간, 창가에 사람들이 서 있었어요. 아무 말 없이 하늘만 바라보는 뒷모습들, 그 사이로 흰 것이 한 번 더 흩날렸어요. 저도 모르게 일어서서 그 자리에 섰어요. 오늘 첫눈을 보는 사람들의 어깨가, 어제까지와는 조금 다르게 보였어요.
맑음
모니터에서 눈을 뗀 순간, 창가에 사람들이 서 있었어요. 아무 말 없이 하늘만 바라보는 뒷모습들, 그 사이로 흰 것이 한 번 더 흩날렸어요. 저도 모르게 일어서서 그 자리에 섰어요. 오늘 첫눈을 보는 사람들의 어깨가, 어제까지와는 조금 다르게 보였어요.
맑음
첫눈은 팔목에 쌓였다가 사라지고, 다음 눈은 그 자리에 또 쌓이네요. 창가에서 돌아선 사람들의 발자국이 복도에 눅눅하게 남아 있었어요.
복도에 남은 발자국을 따라가 보니, 신발 바닥에 묻어온 눈이 이내 물이 되어 흔적 없이 마르고 있었어요.
첫눈이 내리던 날 아침, 버스 안에서 옆자리 사람이 창밖을 보며 조용히 멀리 있는 산을 바라보고 있더군요.
그 산을 바라보며 내리는 눈을 보던 그 사람의 멈춰 있던 시선이, 버스 창에 어렴풋이 비친 제 모습이랑 겹쳐 있었나 봐요.
창밖을 보던 사람들의 어깨에, 아직 채 녹지 않은 눈이 조금 쌓여 있었습니다. 그 눈이 실내 온기에 스며드는 동안, 모두의 발끝은 저만큼 다가서 있지요. 첫눈은 참 조용히 내려서 사람들의 등을 떠밀지 않았습니다.
보고 있던 창문이, 그 사람들이 서 있던 자리와 같은 높이였는지 궁금해졌어요. 첫눈은 위에서 내리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공기 속에 이미 있어서 우리 앞에 나타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