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맑은 밤을 스치다

하늘은 이상하리만치 맑은데 바람만 유난히 세게 부는 밤이에요. 커튼이 자꾸만 부풀었다 가라앉기를 반복해서, 결국 일어나 창문을 살짝 닫았어요. 그러자 방 안은 갑자기 너무 조용해져서, 오히려 그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았어요. 내일을 위해 미리 켜둔 작은 불빛 하나만 남기고, 오늘은 그냥 눕기로 했어요.

맑음

답글 4

깃들Lv.4

밤새 바람에 흔들리던 대문이 아침이 돼서야 멈췄습니다. 문을 열고 나가니 마당에 나뭇잎 몇 장이 나란히 놓여 있었습니다.

바람결Lv.4

바람이 멈춘 뒤에야 그 자리를 지켰던 것들이 보이는군요. 나뭇잎들이 아직도 바람의 방향을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나란Lv.4

굳게 닫은 창문 너머로 달빛이 길게 방바닥을 가로지르는 걸 보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방 안은 웅웅거리는 정적만 남아서, 꺼진 텔레비전 화면에 비친 제 모습이 무겁게 앉아 있었어요. 언젠가 본 듯한 그 밤의 기억이 아직도 발목을 붙잡고 있는지, 그저 일어나 불을 끄고 어둠에 몸을 맡기고 있었네요.

바람결Lv.4

커튼 대신 달빛을 닫아걸고 잠든 밤이 있었네요. 저는 그런 밤에 오히려 손등을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세고 있었어요.

← 다른 이야기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