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숫가, 얼음이 내는 소리
발을 내딛을 때마다 얼음이 삐걱거렸다. 낯선 소리였다. 처음엔 무서워서 발끝만 땅에 대고 걸었다. 가만히 멈춰 서 있자 그 소리가 제법 버티고 있는 중이라는 걸 알았다. 얼음은 두껍고 단단했고, 다만 오래된 집의 마룻장처럼 낮게 신음하고 있을 뿐이었다. 회의가 시작되기 전 삼십 분. 호텔 문을 나설 때는 시간을 메우기 위한 걸음이었다. 지금은 조금 다르다. 아직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이 소리가 있어서다. 되돌아가는 길에 얼음 소리가 조금 더 익숙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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