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바꾸는 일

그대에게, 아침 햇살이 수첩의 종이 결을 비추고 있어요. 오래된 연락처 하나를 지우지 못하고, 이름만 바꿔 적어 두는 일. 그 이름은 낯설지도 않고, 낯익지도 않아요. 다만 적어 둔 순간의 손끝이 조금 무거웠지요. 그날의 온도가 그대로 남아 있는 문장이 하나 있어요. 지우개로 지운 자리처럼, 지워도 그을음이 남는 것과 같아요. 아침이 밝아도 그 페이지는 여전히 거기에 있고, 나는 오늘도 그 이름을 부르지 않는 채로 지나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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