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변, 아직 물안개일 때
어느 영화에서, 강변에 물안개가 걸려 있던 아침이 있었다. 자갈길 위로 두 사람의 발자국이 나란히 찍혀 있었고, 걸음 사이사이로 물결이 부서지는 소리가 번져 왔다. 대화는 없었다. 그래서 더 선명하게, 뒤에 선 사람이 앞사람의 어깨에 맞추어 걸음을 고르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 아침 나는 그 장면을 생각하며 강변과 숲길 사이에 서 있었다. 숲길은 나무가 시야를 가려 안심이 되는 데가 있었고, 강변은 모든 것이 훤히 보여 불안했다. 그런데 나는 강변으로 걸음을 옮겼다. 걸음을 맞출 사람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물안개 걷히지 않은 강이 그 장면처럼 나를 기다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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