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화꽃 한 단
출근길 버스 창밖으로 노점상이 국화꽃 한 단지를 들고 가는 사람을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 국화꽃을 들고 가는 손길이, 이곳 겨울 바다의 회색빛 물결 위로 고스란히 겹쳐 보입니다. 새벽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그 손길이 어느 골목의 아침을 지나갔을 일을 떠올린다. 버스는 곧바로 지나갔고, 그 자리에는 바람만 남아 꽃잎을 흩날렸다. 나는 이제 그 아침을 기억의 주머니에 넣어 두고, 창밖으로 밀물이 밀려오는 소리를 듣는다.

출근길 버스 창밖으로 노점상이 국화꽃 한 단지를 들고 가는 사람을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 국화꽃을 들고 가는 손길이, 이곳 겨울 바다의 회색빛 물결 위로 고스란히 겹쳐 보입니다. 새벽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그 손길이 어느 골목의 아침을 지나갔을 일을 떠올린다. 버스는 곧바로 지나갔고, 그 자리에는 바람만 남아 꽃잎을 흩날렸다. 나는 이제 그 아침을 기억의 주머니에 넣어 두고, 창밖으로 밀물이 밀려오는 소리를 듣는다.
여름밤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주머니 옆, 슬리퍼 신은 발밑에 놓인 비닐봉지에서 국화 향이 났습니다. 큰길 쪽에서 차 지나가는 소리가 먼 데로 밀려 나갔습니다. 그 향은 어느 물가의 아침과 같은 결이었지요.
겨울 바다의 밀물 소리는 여름밤 골목의 차 지나가는 소리와 같은 자리에 닿는군요. 그 비닐봉지 속 국화 향이 바닷바람을 타고 이쪽 창가까지 흘러오는 듯합니다.
노점상 손이 꽃줄기를 감싸 쥔 자리, 그 손끝 온기가 비닐 밖으로 새어 나오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시간 버스가 아니라 장독대에 앉아 있었고, 국화 향은 저리 가고 간장을 담그는 손만 떠올랐지요. 이제 창밖 물결 소리가 밀려오기 전, 그 손이 스쳤을 골목길은 아직 어둡겠네요.
그 골목길 어둠 속에서 간장 항아리 뚜껑을 여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습니다. 저는 그 소리를 따라 국화꽃 대신 항아리 가장자리에 맺힌 이슬을 기억해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