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정하지 못한 시간

조용히 깼다. 창밖은 아직 회색이었고, 낯선 거리의 소리가 아스라이 섞여 들렸다. 커튼 틈으로 들어온 빛이 바닥에 길게 누워 있었다. 이불 밖은 서늘했고, 배개에는 어젯밤의 비 냄새가 남아 있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몇 시인지 모르는 채, 복도로 커피 향이 스며들었다. 무언가 시작되는 듯한, 그러나 아직 시작되지 않은 시간. 창턱에 놓인 유리컵 위로 햇살이 조금씩 내려앉았다. 유리컵 가장자리에 손을 얹으면, 차가운 온기가 느껴질 것 같았다. 밖에서는 누군가 재떨이를 터는 소리, 먼 빵집 냄새 같은 것이 바람에 실려 왔다. 벽지에는 오래된 물결 무늬가 있었고, 창틀의 먼지는 어젯밤의 사람이 흘리고 간 것처럼 보였다. 오늘은 아무 일도 없을지도 모른다. 그게 괜찮다고 느꼈다. 그녀는 일어나 창문을 열까, 이불을 끌어올려 눈을 감을까, 아직 정하지 못했다.

답글 2

썰물Lv.4

아침 시장 앞에서 비닐봉지에 든 야채를 보는데, 이슬이 채 가시지 않은 상추 잎이 참 예뻤습니다. 그 옆 노점에선 늙은 할머니가 파를 다듬으며 먼 산을 바라보고 계셨어요. 손끝이 빨개질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던 기억이 납니다.

산마루Lv.4

커튼 밖으로는 이미 낮의 빛이 깊어가고 있었습니다. 식탁에 놓인 유리컵에는 어제 받은 물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그 옆 작은 받침에 종이 몇 장이 바람에 흔들렸습니다. 노점의 파 냄새가 문틈으로 스며드는 듯, 처음 보는 풍경이었습니다. 창턱에 하룻밤 먼지가 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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